≪이 기사는 02월27일(15: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태영건설이 회사채시장에서 최대 1400억원을 조달한다. 분할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A급(신용등급 A-~A+)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돼있는 것도 이번 자금조달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차입금 상환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13일 3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다음달 5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가 좋으면 조달금액을 14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들어갔다.
투자수요 모집과정에서 분할 결정에 대한 자본시장 내 평가가 드러날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를 투자회사(티와이홀딩스)와 사업회사(태영건설)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분할 과정에서 새로 설립되는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이 보유 중인 종속/관계회사 지분의 73%를 가져간다. 약 6800억원(지난해 9월 말 장부가 기준)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존속법인인 태영건설은 기존 부채 4조2986억원(지난해 말 기준) 대부분을 이어받는다. 분할 이후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최근 A급 회사채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것도 부담요인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지자 적잖은 기관들이 “투자위험 대비 수익률이 낮다”고 평가하며 A급 회사채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로 부동산신탁업체 한국토지신탁(신용등급 A)이 이달 초 2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우는데 실패했다. 신용도가 비슷한 여천NCC(1.25대1) 한화건설(1.48대1) 효성화학(1.68대)의 청약경쟁률도 2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섯 번째인 A(안정적)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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