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스타트업 투자 자회사인 NHN인베스트먼트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N은 최근 NHN인베스트먼트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기존 포트폴리오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준호 NHN 회장이 NHN인베스트먼트 운영 시스템에 대해 오랜 기간 고심해 왔다”며 “올해 말까지 남아 있는 자산과 인력을 정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NHN인베스트먼트는 이 회장이 2010년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자본금 5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신기술금융회사다. 이 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17.38%)로 있는 NHN이 NHN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NHN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일반 벤처캐피털(VC)과 달리 주로 NHN의 고유 계정으로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를 해왔다. 블루홀, 엘티씨, 솔루에타, 테라셈 등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리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다른 VC가 결성한 펀드에 기관투자가(LP)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9개의 펀드를 결성해 운용 중이며, 운용금액은 1871억원이다.
NHN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인력 이탈과 실적 악화를 겪었다. VC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입김이 강하다 보니 심사역들의 업무 자율성이 다른 VC들에 비해 떨어져 내부갈등이 있었다”며 “최근 상당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NHN인베스트먼트의 총수익은 2018년 상반기 기준 28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21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은 2억원 순익에서 12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NHN은 연말께 벤처 투자 사업 철수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NHN 측은 “벤처업계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투자할 만한 기업이 없어서 사업을 축소하기로 했다”며 “숨고르기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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