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천안시는 보건소 업무를 전면 중단하고 방역과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외유 유입 경로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28일 확진일을 기준으로 이날 하루에만 2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만에 36명으로 급증했다. 이날 아산에서 나온 네 번째 확진자를 포함하면 충남 전체 41명 가운데 40명이 천안과 아산에 집중됐다. 이들은 천안 단국대병원과 천안의료원, 서산의료원 등 도내 3곳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시는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대구 신천지교회나 중국 여행 등 유입 경로는 밝혀내지 못했다. 역학조사가 확진자들의 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사생활을 이유로 행적을 숨기거나 거짓 진술을 할 경우 접촉자나 감염 근원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는 자체 조사를 통해 줌바댄스 강사인 다섯번째 확진자 A씨(46·여)를 주목하고 있다. 확진자 상당수가 피트니스센터나 줌바댄스 교습소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확진자와 A씨와의 연결고리를 파악한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이동 경로와 접촉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를 급격히 확산시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시에 따르면 A씨는 요가방과 피트니스센터, 문화센터 줌바댄스 강사로 모두 8곳에서 활동했다. 불당동 아이파크 요가방의 경우 수강생 9명 중 4명이 확진자로 나타났다. 불당동 우미린아파트 피트니스센터와 성정동 새마을금고 문화센터에서도 5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모두 3곳에서 9명이 A씨와 연관된 수강생이거나 문화센터 소장, 강사 등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A씨가 최초로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날 추가 확진자 중 일부도 A씨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열두번째와 열세번째 환자는 줌바댄스 수강생으로 무증상에서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는 3곳 외에 A씨가 활동한 성남면 주민자치센터 등 나머지 5곳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피트니스센터 등 스포츠 시설은 한정된 공간에 모여 운동을 하면서 공기 중으로 체내 노폐물이 배출돼 바이러스가 상대방에게 전파되기 쉬운 구조”라며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운동시설의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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