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브루클린미술관에 소장된 그의 1912년작 ‘여인의 초상’은 뉴욕의 저명한 자선가였던 조지 블루멘탈의 부인 플로렌스를 그린 작품이다.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과 날씬한 몸매를 감싼 우아한 검은 드레스가 하얀 피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왼쪽 팔은 약간 뒤로 뻗고 머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여 옆구리 쪽으로 돌아선 자세는 마치 걷기 시작하는 순간에 멈칫 하며 타인을 돌아보는 듯하다. 빠르고 유연한 붓놀림으로 포착한 동적인 포즈와 흘러내린 드레스 자락, 뒤쪽의 접힌 천 뭉치는 그가 왜 ‘휙 그려내는 대가(Master of Swish)’라고 불렸는지 잘 보여준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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