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악재로 장고 끝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보통주 497만1000주)이다. 지분 취득예정일은 4월29일이다.
제주항공은 "취득금액 중 119억5000만원은 SPA에 대한 계약금으로 기납부됐고, 취득예정일에 계약금을 차감한 잔액이 납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로 예정된 SPA 시점이 지연되면서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결국 인수가 성사됐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지난해 12월 18일 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대신 매각가액은 150억원 낮아졌다. 당초 양해각서를 맺을 당시 공시한 예상 인수가는 695억원이었으나 545억원으로 변경됐다.
양측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모두 어려워지면서 인수가액 조정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이 예상보다 열악해 실사와 SPA 체결에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여행 자제운동과 보잉 737맥스 결함 등 악재에 이어 코로나19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양사는 이번 합의가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과 발전을 위한 공동의 대응과 노력에 합의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내 첫 항공사간 통합으로 원가 절감과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노선 활용과 가격경쟁력 확보 등 공동의 노력을 통해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이라며 "합의를 통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또한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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