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코로나19 공포 번진 금융시장 안정위해 4년만에 전면에 나선 BOJ

입력 2020-03-02 13:27   수정 2020-03-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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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2일 이례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특별담화를 내놨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일본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자 시장안정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입니다. 일단 이날 일본 증시는 6거래일 만에 안정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으로 일본은행의 움직임이 장기적인 효과를 볼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전 특별담화를 통해 “최근 국내외 금융자본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향후 경제에 대한 불투명성이 강해지면서 불안정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BOJ는 향후 동향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금융시장 조정과 자산매입 시행을 통해 원활한 자금공급과 금융시장의 안정 확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긴급성명을 발표하면서 미·일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화강세(엔고)가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사전차단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BOJ 총재가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결정된 2016년 6월 이후 처음입니다.

중앙은행 총재가 전면에 나서 ‘원활한 자금공급’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당초 6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담화가 발표된 이후 분위기 반전에 성공, 오전 10시25분경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오후 1시20분 현재 전일 대비 1.33%가량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주까지 급락을 거듭하던 주식시장에 ‘저가매수’의 명분을 BOJ가 제공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BOJ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일본 주식 매입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도 주가 안정에 한몫했습니다. 다만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추상적인 원론에 머문 만큼, 마이너스 금리정책 확대 같은 구체적인 향후 정책을 추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선 BOJ가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이 창궐했던 2003년 3월에 무제한 자금공급 정책을 내놨던 만큼,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나올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까지 번진 코로나19 공포가 과연 진정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지 각국 경제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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