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 막아라"…출격 채비하는 기관투자가

[03월 02일(17:31)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상장사들이 초조해하고 있습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총 안건을 공개해야 하거든요.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와 의결권 자문사들이 과연 공개한 안건을 어떻게 평가할지, 찬성과 반대 중 어떤 표를 행사할 지 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IBK자산운용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투자 기업에 대해 어떤 근거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지를 공개해 시선을 끕니다. IBK자산운용을 최근 내부적인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수정했습니다. 부서별 업무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하고, 의결권 행사의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랍니다.

일단 소수 주주권 보호 항목이 눈에 띕니다. IBK자산운용은 소수 주주권 행사가 용이하도록 주식 보유 기간이나 주식 보유 비율을 완화하는 안에 대해서는 찬성하기로 했습니다. 반대로 강화하는 안에 대해선 합리적이고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으면 반대하기로 했고요.

또 주주 다수가 승인한 주주 제안을 시행하지 않는 이사의 연임에 대해선 반대 투표를 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안건의 총회 상정에는 반대하기로 했습니다.

상장사들의 '날치기 통과'를 막으려는 지침도 있네요. IBK자산운용은 주주들의 장기적인 이익을 훼손하는 안건을 주주들에게 인기 있는 안건과 함께 묶어 통과시키려 할 때는 가급적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올 들어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상장사들이 많지만 IBK자산운용은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거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회피 가능성이 있으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하네요.

이사 선임 부분도 눈 여겨 보면 좋을 듯 하네요. IBK자산운용은 출석률이 낮거나 특정 주주 집단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이사,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 수행이 의심되는 이사에 대해서 반대 투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IBK자산운용의 이런 내부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아마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동향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