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측이 이만희 총회장이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차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어제(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첫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엉뚱하게도 이 총회장 발언보다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가 더 화제가 됐다. 이 총회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과 봉황 문양이 새겨진 청와대 기념 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 총회장은 과거 박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새누리당 당명을 자신이 지어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새누리당과 신천지 연루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이건용 미래통합당 조직국 조직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는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으며, 이후 '은색시계'만 기념품으로 사용됐다"며 "탁상시계,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는 금장시계였다. 이 총회장이 가짜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진품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해당 시계는 신천지 신도가 6~7년 전 이 총회장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총회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시계를 착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정권의 공작 아니냐는 음모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총회장이 한겨울에 시계가 잘 보이도록 정장 안에 반팔 셔츠를 입고 나온 점, 평소 박근혜 시계가 아닌 고급 시계를 착용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 승패를 가를 주요 이슈 중 하나가 코로나19 사태 책임론이다. 여권에서는 신천지에 책임을 떠넘기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제1야당과의 연루설까지 부각되면 얼마나 좋겠다. 이번 일로 누가 제일 이득을 볼지 생각하면 의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권에선 이 총회장이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는 신호를 미래통합당 측에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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