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다. 그는 '교육청 전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 쓸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에 이같이 답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북교육청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본부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의 하루하루 삶은 긴장과 과로의 연속'이라는 글을 올렸다.
8장의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에서 김 교육감은 "매일 이어지는 격무 속에서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에 저는 교육감으로서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이 한 없이 이쁘기만 하다"고 썼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는 교육청 직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그런데 논란은 함께 올린 사진에서 시작됐다. 김 교육감은 20명 가까운 교육청 직원과 모여 대화를 나눴는데 정작 마스크를 쓴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김 교육감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 글을 본 A씨는 "교육청 전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 쓸수 있게 해달라"고 댓글을 올렸다. 그는 "교육청에서 확진환자 나오면 전북교육이 마비된다"면서 "부탁드린다. 그리고 코로나 종식때까지 회식이나 소모임 자제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김 교육감은 "우리 직원들의 건강과 전북교육을 염려해 주셔서 고맙다"라면서도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다. 이 시기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답했다.
또 "혹시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감염자로 봐야 하기 때문인가. 회식이나 소모임을 자제해 달라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감염이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인가"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의 답변에 A씨는 "모든 사람을 잠재적 감염자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시기가 시기인 만큼 조심해서 나쁠 것 없기 때문"이라며 "실외도 아닌 실내에서 여러 사람이 일하는 공간에서 조심하지 않고 나중에 확진자라도 나오면 큰 일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 같이 확진자가 3000명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자신과 서로를 위해서 마스크 쓰는 것은 필수 같다"면서 "호흡기 상태가 안 좋으면 마스크 더 써야한다. 전북이 타지역에 비해 확진자가 안 나와서 그렇지, 지금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걱정스러워 드린 말씀인데 교육감님의 마스크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를 알게 됐다"고 적었다.
거듭된 반박에 김 교육감은 "네. 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수의 견해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의 '공포 바이러스'가 집단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김 교육감은 이틀 뒤에도 '건강하면 마스크 쓰지 말라'는 미국 공중보건 전문가의 주장을 담은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과도한 마스크 사용은 오히려 건강을 헤칠 수 있고, 마스크는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의 주장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과도하게 경계하거나 혐오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과도한 공포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걱정도 담겨 있다. 다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돌파해 사망자가 3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하고 안이한 생각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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