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사죄 기자회견한 날, 신천지 BBC 인터뷰서 "박해받고 있다" 주장

입력 2020-03-03 11:20   수정 2020-03-03 11:22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측이 이만희 총회장이 사죄 기자회견을 연 당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가 핍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2일 공개된 김신창 신천지 국제선교국장의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김 국장은 "신천지가 인권유린, 협박, 심지어 살해 위협 등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신천지가 세워진 이후 처음으로 모든 신천지교회, 교육센터, 선교센터 등의 위치를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와 수강생 명단까지 정부 당국에 제출했다"며 "정부와 마음을 맞춰 이 사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를 향한 비난이나 잘못된 편견, 오해들이 있는 것을 잘 알고 감내하고 있다"며 "우리가 모든 정보를 제공했을 때 또다시 인권유린과 핍박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는 그동안 혐오 분위기로 인해서 많은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현장을 겪어 왔다"며 "심지어 죽임을 당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전날 가평 신천지 연수원(평화의 궁전) 정문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직접 등장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정부 당국에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만희 총회장의 이같은 기자회견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주요인이 신천지 모임의 특성 때문이라는 국민들의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이만희 총회장 등 신천지 지도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협조하지 않자 이 총회장과 12개 지파 지파장을 살인죄, 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18일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관련 확진자 비율은 전체 확진자의 절반을 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다른 지역 신도들로 인한 감염도 상당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전체 확진자의 65%가량이 신천지 관련 감염자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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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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