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1400원(7.02%) 오른 2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이 당초보다 150억원가량 깎아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데 따른 영향이다. 제주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5일 장중 1만9000원으로 1년 내 최저가를 쓴 뒤 이날까지 저점 대비 12.36% 반등했다.
증권업계의 평가는 엇갈렸다. 인수가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대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차입금 조달과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무 부담은 연결 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졌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이후 연결 영업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스타항공은 리스료·연료비 등의 지급을 지연할 정도로 현금 흐름이 악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는 긍정론도 제기됐다. 경쟁 감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과 비용 절감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 후 노선 구조조정과 공동 운항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스타항공은 현금 유동성 문제로 할인 판매가 많았는데 인수 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며 “항공기 리스료와 조업비 등 비용 감소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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