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익명 성금'…중학생 세뱃돈 내놓고 중국인 유학생도 동참

입력 2020-03-04 16:01   수정 2020-03-05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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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구 시민들이 고생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려운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좋은 일에 써주세요.”

지난달 28일 충북 괴산에 사는 익명의 한 주민이 청천면사무소에 전달한 손편지 내용이다. 그는 손편지와 함께 현금 100만원을 담아 면사무소에 전달했다.

충남 서산에서는 지난달 27일 80대 주민이 시청을 방문해 현금 98만6990원이 든 비닐봉지와 편지를 놓고 갔다. 편지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를 향해 국민들의 온정어린 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 조금씩 모은 세뱃돈 100만원을 내민 중학생부터 자가격리된 중국인 유학생까지, 각계각층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학교에선 경희대를 시작으로 고려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학생들이 모금에 나섰다. 경희대에서는 지난달 26일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00만원이 모여 2차 모금을 했다. 지난 2일 기준 1500여 명의 재학생·졸업생이 4000만원가량의 성금을 냈다. 고려대에서도 지난달 28일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기부를 제안한 지 4일 만에 800만원이 모였다.

중국인 유학생들도 대구 지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단국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은 학내에 자가격리된 와중에도 성금 230만원을 모았다. 모금 운동을 주도한 천링운(조형예술학과 박사과정)·류원하오 씨(체육학과 박사과정)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을 때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는 걸 알고 있다”며 “단국대 역시 중국 유학생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해줘 조금이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종교계는 수도원을 개방해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 광림교회는 총 다섯 곳의 수도원 등을 수용시설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도 대구지역 환자들에게 병상을 제공하고 마스크를 나누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4일 오후 7명의 경증 환자 이송을 시작으로 최대 60명의 대구지역 환자를 광주에서 치료하기로 했다. 전라남도는 이날 도시락 300개, 손 소독제 400개, 마스크 1만 개를 대구시에 전달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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