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다.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PGA챔프'임성재(22)가 아놀드 파머(2016년 타계)가 생전에 쓰던 사무실을 4일 방문했다. '빅 이벤트'인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 출전을 앞두고서다. 임성재는 지난해 투어 파머의 이름을 딴 신인상(아놀드 파머 상)을 받았고, 지난 2일 혼다클래식에서 극적으로 생애 첫 승을 길어 올렸다.
파머의 사무실은 대회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로지에 있다. 골프장은 2016년 파머가 타계한 이후에도 사무실을 그대로 보존해 많은 골프인들과 팬들이 그를 추억할 수 있도록 했다.
1929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난 파머는 3살 때 골프를 시작해 1955년 미국프로골프(PGA)에 데뷔했다. 이후 1958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제패하며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고, 불멸의 스타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PGA투어 통산 62승을 남겼다. 의류, 용품 등에서도 사업 수완을 발휘해 성공한 비즈니스맨으로 명성을 쌓았다.
임성재는 생전 파머의 활약상을 담은 기록물들을 살펴보고, 그가 쓰던 사무실 의자에도 앉아보는 등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임성재는 "아놀드 파머는 골프계의 레전드이자 그 시대 최고의 선수였다.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사무실을 방문한 건 큰 영광이며,후배들에게 남겨준 훌륭한 업적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좋은 기운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임성재는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이번 대회 1,2라운드를 리키 파울러(미국), 마크 리시먼(호주)과 한 조로 묶여 경기한다. 세 명 모두 PGA투어 신인왕 출신이라는 게 흥미롭다.
이번 대회까지 제패할 경우 임성재는 한국 남자골프 사상 처음으로 연승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한 해 두 번의 우승을 한 경우는 있었다. 한국 남자골프의 레전드인 최경주(50)가 2002년(컴팩 클래식, 템파베이 클래식), 2007년(메모리얼 토너먼트, AT&T내셔널) 두 차례 2승씩을 달성했고, 2009년 양용은(48)이 혼다 클래식과 PGA챔피언십(메이저)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양용은은 이 2개 대회 모두 타이거 우즈(45)와 겨뤄 이겼다.
이번 대회에는 김시우(25), 강성훈(33), 안병훈(29)도 출전한다.
한편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양희영(31)이 4일 임성재의 연습라운드를 찾아가 응원했다. 둘은 우리금융그룹 후원을 받는 공통점이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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