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급락에도 코스피 2% '급등'…'슈퍼 추경'·달러 약세 합작품

입력 2020-03-04 15:42   수정 2020-03-04 16:08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간밤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크게 올랐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주요 7개국(G7)의 정책공조 기대감, 한국의 '슈퍼 추경' 등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18포인트(2.24%) 급등한 2059.33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미국 증시는 Fed의 기준금리 긴급 인하에도 3대 지수가 2% 이상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인데, 오히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Fed는 3일(현지시간) 예정에 없던 특별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앞서 G7은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해 총력 방어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적인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슈퍼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됐다. 11조7000억원 규모다. 방역체계 보강·고도화에 2조3000억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지원에 2조4000억원,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지원에 8000억원, 민생·고용안정 지원에 3조원 등이 투입된다. 나머지는 발생한 세수결손을 보전하는 데 쓰인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50bp(1bp=0.01%포인트)의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달러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게다가 G7 정책적인 공조도 더해질 것이라고 전해지면서 증시가 회복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은 8거래일 만에 '사자'로 태도를 바꿔 153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억원과 1694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종목 가운데 한진칼이 돋보였다. 한진칼은 이날 4% 넘게 올라 8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9만6000원까지 오르면서 10만원을 눈 앞에 두기도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면서 9거래일 연속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양 측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올 들어서도 지분 확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는 올해 확보한 지분이 반영되지 않지만, 추가 매입을 지속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폭발 사고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전날보다 2% 이상 내린 18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화재가 난 곳은 대산공장으로, 납사 분해(NC)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산 납사 분해 센터(NCC)의 생산능력은 롯데케미칼 국내 총 생산능력의 48%에 해당한다. 때문에 공장이 재가동되기 전까지 생산 중단에 따른 기회비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가동까지는 6개월 전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코스닥지수도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91포인트(2.38%) 상승한 641.73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강세)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4원 내린 118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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