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텍, 1시간 만에 코로나19 검사 가능한 진단 기술 개발

입력 2020-03-05 15:06   수정 2020-03-05 15: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2시간 반에서 1시간으로 줄인 검사법이 개발됐다. 기존에는 검사를 위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만 새 검사법을 활용하면 장비 비용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저개발국가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자회사인 바이오젠텍이 코로나19 등 감염병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는 고속다중분자진단 기술(다중형광등온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바이오젠텍 연구팀과 임채승·장웅식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팀이 개발한 새 기술은 특정한 시약을 활용해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 PCR) 기기 없이 핵산을 증폭하는 방법이다.

지금 활용하는 RT PCR검사 방식은 환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한 뒤 온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핵산을 증폭시킨다. 4000만원 정도인 PCR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비를 갖춘 대형병원 검사실에서만 진단할 수 있다. 검체를 이곳까지 운반하는데 추가 시간이 필요한데다 숙련된 전문가만 검체 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저개발 국가에서는 활용이 쉽지 않다.

바이오젠텍은 온도 변화없이 62도에서 핵산이 빨리 증폭되는 방식을 개발했다. 임채승 고려대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민감도가 RT PCR 방식보다 좋기 때문에 20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농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40분 정도는 증폭시킨 뒤 확인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감염병에 걸렸는지 등을 확인하려면 몸 속에 병원체가 있는지를 봐야 한다. 이를 위한 검사법은 크게 항원-항체 반응 검사법, 유전자를 증폭해 확인하는 분자진단법으로 구분된다. 항원-항체 반응을 확인하면 빠른 시간에 간편하게 볼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아직 감염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효율적인 항체가 개발되지 않았다. 많은 진단 기업들이 분자진단법에 집중하는 이유다.

임 교수는 "독감(인플루엔자)을 보면 급속 진단법인 항원-항체 검사법이 개발됐지만 여전히 대학병원 등에서는 분자진단도 활용한다"며 "항원-항체 검사법이 없는 상황에서 분자진단의 속도를 높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새 분자진단법을 활용하면 기존 RT PCR 방식처럼 시료를 모아 기기를 돌리지 않고 검체를 개별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 코로나19 같은 급성 감염병의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데 유리하다.

임 교수는 "다중형광등온분자진단법으로 코로나19를 검출하는 시약을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앞으로 자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바이오젠텍은 초고속 진단시약에 대한 특허 출원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새 기술을 결핵, 독감 등 다른 감염병 검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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