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경선 중단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대통령)를 물리치는 건 가능성이 제일 큰 후보 뒤에서 뭉치는 데서 시작한다”며 바이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성명은 전날 경선이 치러진 14개 주 중 10개 주에서 바이든이 승리한 직후 나왔다.
앞서 슈퍼 화요일 직전에 또 다른 중도 성향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경선 포기와 함께 바이든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바이든은 부티지지와 클로버샤를 엮은 ‘1차 후보 단일화’로 슈퍼 화요일에 샌더스에게 예상 밖 역전승을 거뒀다. 여기에 블룸버그까지 가세한 중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바이든은 향후 민주당 경선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6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오는 10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는 바이든의 위력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의 최대 강점은 ‘본선 경쟁력’이다. 민주당 유권자들은 11월 3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중도 성향의 바이든을 꼽고 있다. 반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는 당선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시각이 많다.
샌더스는 코너에 몰렸다. 지난달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에서의 선전을 통해 대세론을 굳히는 듯했지만 ‘중도 후보 단일화’라는 벽에 막힌 상황이다.
변수는 또 다른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워런 캠프 측과 소식통을 인용해 워런이 경선을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샌더스 측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런이 경선을 포기하고 샌더스 지지를 선언하면 경선 구도가 ‘바이든 대 샌더스’로 압축되면서 샌더스가 반격에 나설 동력을 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민주당 슈퍼 화요일 경선에 대해 “바이든의 놀라운 컴백”이라고 평가하면서 워런을 “방해물”이라고 비난했다. 워런이 일찌감치 후보 사퇴를 했다면 샌더스가 슈퍼 화요일의 승자가 됐을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보다 샌더스가 대선에서 손쉬운 상대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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