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입장에서 개척해야 할 주요 시장에 기업인들이 못 들어가는 것은 치명타다. 일상 업무야 화상회의 등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대규모 설비투자 등이 무기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많은 경제인이 “악몽이 될 것”이라고 특히 걱정하는 상황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인 미국이 문을 잠그는 것이다. 미국은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주요 생산설비들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다.
미국은 아직까지는 한국인 전면 입국금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발(發) 비행기 탑승객의 체온이 38도를 넘기면 탑승을 거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조만간 추가 입국제한 국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입국제한이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담당 공무원들이 “한국인 입국제한은 방역능력이 없는 나라들의 투박한 조치”라거나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진정되면 주요국들의 입국제한 조치들이 많이 풀릴 것”이라는 식으로 한가한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기업인들은 답답함을 넘어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각오로 주요국들의 한국인 입국제한 강화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도 부족할 판이다. ‘사투’를 벌이고 있는 기업인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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