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일본 대학에서 공부를 하려던 한국 학생들이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데다 일본 대학들도 한국에서 오는 교환학생을 잇따라 막아서면서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본 오이타대와 오사카국제대, 메지로대 등은 지난달 말부터 올 1학기에 교환학생으로 파견 예정인 한국인 유학생들을 받지 않겠다고 대학들에 통보하고 있다.
전날 일본 정부가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인을 2주간 격리하기로 결정하는 등 사실상 입국 금지 의사를 밝히면서 앞으로 한국인 유학생의 교환학생 파견을 거부하는 일본 대학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대학에서 일본으로 파견하는 교환학생은 한 해에 2000여명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월 기준 일본 대학에서 교환학생 등 기타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인 유학생은 2678명이다. 일본 대학은 대부분 1학기 학사 일정을 4월에 시작해 다른 국가에 비해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었던 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보게 됐다.
학기 시작을 앞두고 일본으로 출국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이미 1학기 수강신청이 끝난 대학이 많아 당장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기도 쉽지 않다. 항공권 취소 수수료도 오롯이 떠안게 됐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일본 오사카에 있는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었던 A씨는 "교환학생 취소로 인해 사실상 1년간 강제 휴학을 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세워놨던 계획들도 모두 수정해야해 인생이 꼬였다는 기분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일본 대학에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거나 입학할 예정인 한국인 유학생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다만 아직까지 유학생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상황은 아니어서 방학을 맞아 한국에 돌아왔던 학생들은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에서 정확히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인지 대사관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외교부와 협력해 한국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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