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노동조합원들이 의견을 나누는 이 게시판에는 이달 들어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 섞인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해를 넘겨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하자 노조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임단협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해고자 복직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작년 5월부터 46차례 임단협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회사를 물적 분할하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반대하는 파업을 벌였다. 파업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경찰관과 생산팀장을 폭행해 각각 전치 3주와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고, 또 다른 노조원들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노조원을 폭행(전치 6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에 가담한 노조원 4명은 회사에서 징계를 받아 해고됐다. 이후 노조는 임단협 조건으로 해고자 등 징계 처분을 받은 노조원 1415명의 징계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의 요구안에는 노조가 지난해 5월 주주총회 장소로 예정됐던 울산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청구한 손해배상을 취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사측에서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임단협 타결이 지연되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 게시판에는 불만의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또 해고자 복직으로 늘어지며 교섭에 실패하면 앞으로는 어떤 파업에도 참가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노조원은 “복직 문제는 따로 해결하라”며 “집행부 사람들은 연봉 몇백만원이 우스울 수 있으나 조합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노사 상견례 자리에서 30분 만에 임금협상에 합의한 SK이노베이션 노조와 비교하는 글도 있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교섭 타결이 미뤄지는 책임이 회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3일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투쟁을 빌미로 고소·고발, 징계 등 노동탄압을 자행하고도 그것이 걸림돌이라며 교섭 타결을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10일 다음 교섭을 할 예정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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