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OPEC의 추가 감산 요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의 현행 감산 기간을 연장하는 데만 합의하겠다는 것이 러시아의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OPEC+는 OPEC 소속 14개국과 주요 10개 산유국 연합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 좌장 격 국가라면 비OPEC 국가 중 가장 목소리가 큰 나라는 러시아다.
이날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OPEC 회원국들이 지난 5일 잠정 합의한 원유 감산안을 논의했다. OPEC 회원국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 비OPEC 국가는 하루 50만 배럴을 감축하는 내용이다.
OPEC+는 현재 하루 평균 210만 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추가 감산 논의가 시작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각국 항공편이 멈추면서 항공업계 수요가 크게 줄었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선 공장 가동이 멎어 제조업발(發) 원유 수요도 확 깎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추가 감산에 소극적이다.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의 원유 생산 단가가 다른 산유국 대부분보다 낮아 유가 하락에도 큰 부담이 없는 반면, 추가 감산을 하면 외화벌이는 그만큼 줄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부쩍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러시아 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장중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5.1% 내린 배럴당 47.0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밑돈 것은 2017년 7월 이래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43.28달러로 전날보다 5% 넘게 가격이 빠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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