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은 관광, 여행업계와 함께 보건·위생 관련 위기가 닥쳐오면 가장 취약한 업종으로 꼽힌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가맹본부 회원사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외식업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70%, 서비스업은 40~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의 피해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체감하고 있다.
지금 프랜차이즈업계는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는 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매출 폭락으로 위기에 빠진 가맹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착한 프랜차이즈’도 있다. 가맹본사가 가장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야는 ‘위생’이다.
협회는 유통업체와 협력해 회원사들이 손 소독제, 세정제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공급시스템을 구축했다. 쿠우쿠우, 피자마루, 빅스타피자, 생활맥주 등은 매장의 방역을 지원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을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나눠주고 있다.
가맹본부가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리김밥, 죠스떡볶이, 커피베이, 설빙 등은 원·부자재 등을 무상 혹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가맹점에 공급했다. 7번가피자, 또봉이통닭, 고피자 등은 배달비용을 지원하거나 본사 부담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한다.
가맹비를 면제하거나 깎아주는 가맹본부도 많다. 채선당, 뽕뜨락피자, 킹콩부대찌개, 설빙, 연안식당, 아뜰리에 뷰티아카데미, 하루엔소쿠 등은 가맹점으로부터 매월 받고 있는 가맹 수수료 1~2개월분을 면제하기로 했다. 특히 명륜진사갈비는 전체 가맹사업자의 한 달치 매장 임대료를 대신 내주기로 했다.
가맹본부가 잇따라 가맹점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재정적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살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전체 가맹본부의 60%는 연매출 10억원을 넘지 않고, 절대다수인 92%가 100억원 이하다. 가맹사업 자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본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양자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을 모색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프랜차이즈는 위기에 강한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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