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주 서울시약사회장의 말이다. 한 회장은 서울지역 자치구별 분회장들과 함께 일선 약국의 공적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달 초 약국이 공적 마스크 판매를 맡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선 약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동사무소에서 담당해야 할 업무를 왜 약국에서 하느냐’는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나라를 위한 일에 사명을 갖고 참여하자’는 여론이 커졌고 약사들의 민원도 많이 줄었다. 다만 약사 혼자 근무하는 나홀로 약국은 여전히 큰 부담을 호소한다.
한 회장은 “약국마다 마스크 250장을 일괄 판매하는데 이를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대조하고 전산에 입력하는 등의 절차를 마치려면 2시간 정도 필요하다”며 “다른 약을 팔아야 할 시간을 그만큼 빼앗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스크 파는 시간만이라도 약국 입구에 자원봉사 인력을 배치해 당일 구매할 수 있는 대상인지 확인해주면 일선 약국의 판매 절차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약국에 유통되는 마스크는 의약품 도매업체인 지오영과 백제약품에서 공급한다. 약국마다 250장씩 나눠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도 매일 철야근무를 하고 있다. 일선 약국의 업무도 늘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또 다른 약사는 “한 팩에 다섯 장 정도 들어 있는 제품이 많아 이를 두 장씩 소포장하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다”며 “6일부터 구매 수량이 주당 두 장으로 제한되면서 ‘왜 두 장만 파느냐’고 묻는 소비자와의 실랑이가 많다”고 했다. 자칫 세금 부담이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약사는 “매일 250장을 팔면 이달 매출만 750만원 늘어난다”며 “작은 약국은 매출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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