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로 '얼굴 구겨진' 직장인들

입력 2020-03-09 14:17   수정 2020-03-1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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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금융사들이 임직원 대상 마스크 무료 지급을 중단하거나 지급량을 줄이고 있다.

마스크 업체들이 생산량의 80%를 정부에 의무 납품하게 되면서 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직장인 사이에선 “공적 마스크 제도 때문에 마스크 구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푸념이 나온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전자회사는 이번주 중 임직원에 대한 일회용 마스크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사업부별로 1주일에 3~4개 정도의 일회용 마스크를 직원들에게 나눠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기업들 사정도 비슷하다. 한 대형 철강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엔 마스크를 나눠줬지만 지금은 무료로 공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의료업종 등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7일 국민은행은 하루 한 장씩 공급했던 마스크를 더 이상 공급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냈다. 충남대병원은 이날 직원들에게 “필수 부서에 한해 하루에 마스크 한 개만 지급하겠다”고 알렸다.

5일 마스크의 80%를 공적 마스크로 정부에 납품하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이후 생긴 변화다. 대기업 구매팀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물량이 줄었고 기업 간 마스크 확보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회사 근처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는 건 쉽지 않다. 약국의 판매 시작 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대안은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지 않는 주말에 구입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직원은 “주말엔 ‘문 연 약국’을 찾는 게 일”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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