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0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최우선과제는 MC·VS 흑자전환

입력 2020-03-09 13:08   수정 2020-03-09 15:41


9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은 권봉석 LG전자 사장(사진)의 최우선과제는 스마트폰(MC)과 자동차전장부품(VS) 사업 부문 흑자전환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외형은 성장했다. 연간 매출이 2018년보다 1.57% 늘어난 62조30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냈다. 반면 내실은 없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9.8% 줄어든 2조4361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LG디스플레이 실적 부진 등 지분법 이익 감소에 따라 1799억원에 그쳐 2018년 대비 87.8%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까지 각각 19분기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MC와 VS 사업 부진 만회가 실적 개선의 핵심.

권 사장은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최근 사업부 간 조율 등의 이유로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필두로 가전 TV 스마트폰 등 사업본부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는 2인 이상 대표 체제를 택해왔다. 회사 측은 단독 대표 체제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MC·VS사업 적자 탈출 중책을 맡을 권 사장은 지난해 말 사장 취임 당시 향후 LG전자를 이끌 4대 경영 키워드로 '성장·변화·고객·본질'을 강조했다. 사업의 본질을 단순 비용절감에 맞추지 않고 고객가치 창출에 맞춰 과감한 변화를 통해 LG전자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다.

권 사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MC·VS 부문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공언했다.

이들 사업 부문에선 수익을 전제로 한 성장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생산 공정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합작개발생산(JDM) 비중을 높이는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 올해는 지역별 맞춤형 출시 전략으로 실리를 취한다는 복안이다. 새 스마트폰을 선보이면 글로벌 시장에 모두 출시하지 않고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국가별로 제품을 다르게 출시하는 식이다.

실제로 올해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V60 씽큐 5G'를 국내가 아닌 5세대 이동통신(5G) 개화기를 맞은 북미 등에만 출시했다. 5G가 이제 막 시작되는 지역은 통신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푼다. 따라서 V60 씽큐 5G가 고가지만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처음 5G가 도입된 지난해는 통신사별로 50만원대에 달했던 보조금은 올해 출시된 갤럭시S20은 20만원대로 크게 줄었다.

권 사장은 국내 시장을 도리어 가성비 전략으로 공략할 계획. 고사양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 이른바 실속형 폰을 내세웠다. 최근 30만원대 초반 'Q51'을 출시한 LG전자는 올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G시리즈를 100만원 이내로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박차를 가한다. LG전자는 올 2분기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중남미 유럽 지역 등에 약 35만원(300달러) 내외에서 실속형 스마트폰 'K'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LG그룹의 '미래성장사업'으로 키우는 VS부문의 경우 전기차 확대 등 긍정적 시장 국면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강점을 지닌 인포테인먼트와 모터를 중심으로 한 인버터 등에 역량을 집중해 핵심 부품 내재화,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권 사장은 올 초 차량용 램프 사업을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에 모두 이관하는 등 적자폭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같은 권 사장의 행보에 증권가는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한국에서 합리적 가격의 '매스프리미엄 폰' 위주 전략으로의 수정은 마케팅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바람직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익은 전기 대비 221% 증가한 9175억원으로 추정되며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익은 작년보다 11%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권 사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는 튀기보다는 정공법이라 할 만했다. 이사회 정식 선임 이후 올해는 주력사업과 신사업의 공격 경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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