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S&T그룹에 '찬성표'로 화답한 국민연금

입력 2020-03-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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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09일(15:58)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S&T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대부분의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반대표도 아닌 찬성표를 행사한 것이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건 S&T그룹 계열사들의 배당 전략 수정 때문입니다.

S&T그룹 계열사는 '배당 짠돌이'로 불렸습니다. 지난해에도 국민연금은 S&T그룹 계열사들에 "배당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숨기지 않았고요.

S&TC는 지난해 정기 주총 기간 국민연금이 꼽은 ‘배당 부실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국민연금은 S&TC가 현금배당 대신 주당 0.03주의 보통주를 배당한다는 내용의 재무제표를 승인해달라는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최대주주인 S&T홀딩스의 높은 지분율(55.55%)에 힘입어 이 안건을 승인 받긴 했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적지 않은 주주가 배당 확대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연금은 S&TC 지분 6.31%를 들고 있죠. S&T홀딩스(지분율 6.24%), S&T모티브(12.48%), S&T중공업(8.53%)의 주요 주주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상장사들에 주주 환원에 적극 나서라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S&T그룹 계열사의 움직임에 기관투자가들이 상당수 주목한 게 사실입니다. 국민연금의 압박을 의식해서인지 S&T는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총에 중간 배당에 관한 정관을 분기 배당으로 바꾸는 안건을 올렸습니다. S&TC의 모회사인 S&T홀딩스도 이번 주총에서 똑같은 안건을 다뤘고요.

또 다른 S&T그룹 계열사인 S&T모티브와 S&T중공업은 분기 배당 관련 정관을 신설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습니다. 분기 배당은 삼성전자와 두산, 포스코, 쌍용양회 등 소수의 상장사만이 하던 일입니다. 그런데 그간 배당에 소극적이던 S&T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배당 확대 정책을 취하면서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배경에는 국민연금의 직간접적인 요구가 작용했을 것이란 시선이 많고요.

결론적으로 지난달 S&T그룹 계열사의 정기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감사 선임, 감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 모든 안건에 찬성을 했습니다. 다만 S&T중공업의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안건에는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보수 한도 수준이 보수 금액에 비춰 과다하고 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 대비 너무 많다"는 이유에섭니다. S&T중공업은 올해 이사의 보수 한도를 4명, 15억원으로 잡았습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S&T그룹 계열사의 배당 정책 수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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