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바이브 구독료, 내가 들은 노래에만 간다"

입력 2020-03-09 17:53   수정 2020-03-10 01:06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음악 서비스 ‘바이브’의 과금 방식을 바꾼다고 9일 발표했다. 특정 이용자가 낸 요금을 이들이 청취한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하는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VPS)’을 상반기 도입한다. 하루 종일 특정 음원을 틀어놓고 재생 횟수를 늘리는 ‘음원 사재기’를 막는 게 목적이다.

바이브를 비롯한 국내 음원 사이트들은 전체 음원 재생 횟수에서 특정 음원 재생 횟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분배했다. 똑같이 월 1만원을 내는 사용자라도 100곡을 들은 사람과 1곡을 청취한 사람의 영향력 차이가 100배에 달했다는 얘기다.

기존 과금 구조는 팬클럽이 탄탄한 아이돌에게 유리하다. 열성 팬들이 하루 종일 같은 음원을 반복 재생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기획사에서 조직적으로 음원 재생 횟수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소수 마니아들이 듣는 비주류 아티스트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VPS는 다양한 창작자들에게 고루 수익을 분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새 과금 방식이 도입되면 내가 낸 이용료가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됐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가수와 창작자들은 ‘데이터’를 얻게 된다. 자신의 음악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듣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 비즈니스 리더는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 변경은 아티스트를 위한 바이브의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아티스트와 팬이 두루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VPS 적용을 위해 상반기 중 음원 제작·유통업체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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