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금융시장과 원유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유럽 중동뿐 아니라 미국 남미 동남아시아 등 전방위로 퍼지면서 국제 유가와 각국 주가가 폭락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충격을 넘어서 공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9일(미 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013포인트(7.79%) 급락한 23851.0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7.60%, 7.29% 하락했다. 개장과 함께 주식 거래를 15분간 중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했으나 팔자 주문을 잠재우지 못했다. 미 헤지펀드 크레스캣캐피털의 케빈 스미스 펀드매니저는 “최악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가 아니라 1929년 대공황 때의 주가 폭락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런던 ICE선물거래소 야간시장에서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0% 떨어져 배럴당 31.49달러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에서 10%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이틀간 40%가량 폭락했다. 이 같은 브렌트유 가격은 2016년 1월 이후 4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어진 9일 아시아 시장에서 각 국 주가도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4.19%, 코스닥지수는 4.38%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시 낙폭은 더 컸다. 닛케이225지수는 5.07% 하락했다. 호주 S&P/ASX200지수는 7.33% 떨어졌으며 싱가포르STI지수 역시 6% 넘게 하락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3.01% 하락으로 마감해 그나마 선방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열린 유럽증시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우려에 국제유가 폭락이 더해지며 7∼8%대의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영국 FTSE 100은 전 거래일 대비 7.69% 하락한 5965.77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CAC 40 지수도 8.39% 급락한 4707.91로 마감했다. FTSE 100의 낙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이후 12년 만에 최대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김현석/워싱턴=주용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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