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회사채 시장에서 1500억원을 조달했다. 올 초부터 연이어 채권을 발행하며 분주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이날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했다. 2년 만기로 300억원, 2년6개월 만기로 1200억원을 조달했다. 채권 만기는 2년물이 연 3.8%, 2년6개월물은 연 3.95%로 결정됐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덟 번째로 높은 ‘BBB+’(안정적)다. DB금융투자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현대삼호중공업은 1998년 설립된 조선사로 컨테이너선,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자동차운반선 등을 제조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80.54%를 들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조3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최근 적극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도 두 차례에 걸쳐 총 6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하는 등 1분기에만 회사채시장에서 21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발행한 채권 규모(2250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자금 조달여건이 나빠질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환경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회사채시장에서도 한국토지신탁 등 몇몇 기업이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고전하는 등 녹록치 않은 발행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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