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오전에 재고가 모두 소진됐어요."<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약사는 재고 소진 소식을 전하며 "마스크 입고시간을 정확히 알려주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후 마포구 인근의 약국 두 곳을 더 방문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공적 물량으로 들어온 KF94 마스크는 없었고, 약사들은 마스크 입고시간을 알려주지 않았다.
오후 다섯시, 양천구 병원가의 한 약국에 방문했지만 역시 재고는 없었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돌아온 대답 또한 똑같았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마스크 몇시에 입고돼요?"
"정확하지는 않은데 일단 오전 중에 오셔야 될 거에요."<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약국을 찾는 손님과 약사들이 똑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것을 보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사진이 떠올랐다.
약국 문앞에 붙어있는 약사들의 처절한(?) 공지였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KF마스크 없습니다! 살려주세요. 하루 몇천번 이상 말하니 미치겠어요. 언제 오는지도 모릅니다. KF마스크 없습니다!! 없어요 없음!! 진짜로 없음.', '마스크 없습니다. 언제 오나요? 모릅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그런데 병원가에서 1km 떨어진 한 약국의 공지 내용은 조금 달랐다.
'재고 없음'이 아닌 '입고 안 됨'이라는 공지가 붙어있었다. 약사는 퉁명스럽게 "오늘 공적 마스크가 들어온다고 했는데 안 들어오더라고요. 왜 안 오는지는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예 마스크를 안 쓰는 것보단 면마스크라도 쓰는 게 나을 거에요"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택배 왔습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오후 다섯시가 넘어선 시각에 공적 마스크가 입고된 것이다. 그렇게 기자는 줄도 서지 않고, 운 좋게 1등으로 마스크를 구매했다. 약사는 재고정리를 한 뒤 기자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주민등록번호를 전산에 등록한 후에야 마스크를 넘겨줬다. 이때까지 걸린 시간은 약 4분이었다. 재고 정리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30~40초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 약국에 들어온 마스크는 총 250장이었는데, 125명이 연달아 구매를 한다면 1~2시간 안에 충분히 재고가 소진될만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운이 좋으시네요."<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약사는 기자에게 웃어보였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상황에서 마스크를 얻고서야 느꼈다. 마스크가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건 사실이었던 셈이다
퇴근시간이 임박해서야 마스크가 입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사람들이 아침부터 긴 줄을 섰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었다. 결국 마스크를 사고 못사고는 지역별 약국별 마스크 입고 시간에 따라 결정되는 로또 복권처럼 느껴졌다. 약국에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서도 못 사는 공적마스크지만, 기자처럼 입고시간 행운이 따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살 수도 있다.
각 약국이 공식적으로 마스크 입고 시간을 알리고 있지는 않지만, 입고시간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조달청이 마스크 유통에 나서면서 배송도 어느 정도 안정화 됐다"면서 "조금씩 도착 시간이 당겨질 수도 있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량의 70%는 오전에 각 약국으로 배송된다"고 덧붙였다.
약국 공적마스크 유통채널로 선정된 지오영 측도 "택배업체가 아닌 우리가 직접 배송을 하고 있다"면서 "매일매일 다른 시간에 물건이 들어가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에 배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하루에도 몇번씩 약국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약사회와 협의해 판매 시간을 일괄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서울 양천구는 오는 11일 부터 공적 마스크 판매 시간을 평일 오후 6시로 통일한다.
주말 판매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수영 구청장은 이같은 대책을 발표하며 "마스크 5부제가 시행 초기인 만큼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약국 판매 시간을 통일하는 등 수시로 모니터링해 이용 시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점차 상황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 대해서도 장단점이 존재해 모든 지자체가 실시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마다 제조업무 등으로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가 있다"면서 "그런데 일괄적으로 판매시간을 정해버리면 일부 약국에는 업무에 지장을 받는 등 큰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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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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