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1번에 선정된 류호정(27)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이 '대리 게임'을 통해 부당하게 게임 승급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류 위원장은 10일 대리 게임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냈다. 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1번은 국회 입성을 보장받는 당선 절대안정권이다. 1992년생 류 위원장은 21대 최연소 국회의원이 사실상 예약된 상태다.
대리 게임은 게임계에서 심각한 불공정 행위로 간주된다. 지난 2018년 12월에는 미래통합당 이동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리게임처벌법'이 국회 본회위를 통과해 지난해 6월부터는 대리 게임이 아예 불법이다.
류 위원장은 사과문을 통해 "2014년에 있었던 일이다.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제 계정을 공유했다.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류 위원장은 "금전 거래는 없었다.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리게임 사실이 밝혀져 이전 회사를 퇴직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계정 공유 논란은 2014년 5월에 있었고, 해직된 두 번째 직장에는 2015년 1월에 입사했다. 위 건 때문에 퇴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로게이머 출신인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롤(리그 오브 레전드, LoL) 대리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한 유명 플레이어는 대리 문제가 발각되어 선수 자격 박탈에 계정 정지까지 당하기도 했다. 쉽게 비유하자면 '대리 시험'을 걸렸다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류호정 후보가 정의당 비례 1번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굉장히 많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에, 1번으로 대표해서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했다.
한편 류 위원장은 6여년 전 이화여대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 동아리를 만들며 '게임계 활동'을 시작했다. 류 위원장은 방송 자키(BJ)로 이름을 알리다가 국내 중견 게임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3년여 만에 퇴직했고, 이후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 선진홍보부장으로 활동하며 게임계 노조 설립에 일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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