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소기업중앙회는 2019년 수·위탁거래 중소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2018년 대비 지난해 공급원가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의 48.6%였다. ‘변동 없다’(48.4%)와 ‘하락했다’(3%)는 답변이 절반을 상회했다.
다만 공급원가가 오른 업체 중 59.7%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에 따른 위탁기업의 부담 전가’(33.8%) ‘관행적인 단가 동결·인하’(31.7%) ‘위탁기업(대기업·중견기업)의 낮은 가격대 제품 구성’(9.7%) 때문이다.
수·위탁거래에서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15%였다. 인하 방법으로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 유도로 인하’(50.7%) ‘지속적 유찰을 통한 최저가 낙찰’(16.0%) ‘추가 발주 전제로 단가인하’(12.0%) 순이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별다른 대책없이 수용하거나 인력감축, 저가 원재료 교체 등으로 대응했다고 답했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공급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원자재 변동분을 단가에 의무적으로 반영’(64.4%) ‘주기적인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 실시’(16.2%) ‘부당한 납품단가 감액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8.4%) 순으로 조사됐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코로나19와 보호무역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탁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관행적이고 일방적인 납품단가 동결·인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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