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대사는 이날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장은 싱 대사에게 "중국 일부 지역에서 한국 입국자에 대해 사전 예고 없이 2주간 격리하는 조치를 하고 있어 유감"이라며 "철저한 검진을 통과한 한국인에 한해 2주간 격리는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싱 대사는 이에 "(격리 조치는) 한국 국민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 어느 나라 국민도 받아야 한다"며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조치"라고 답했다. 윤 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싱 대사는 "최근에 몇 번의 확진 사례가 또 발생했는데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여서 중국도 불가피하게 방역 조치를 엄격하게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고, 방역 문제도 서로 협조할 관계다"며 "기업인, 유학생 등 급히 중국에 가야 할 사람 중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공항 검진에 통과한 경우 격리 조치를 완화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싱 대사는 "양국 외교 채널을 통해 제안하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조율할 용의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싱 대사는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정당, 그리고 각계 인사들이 많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며 "이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중국도 한국을 적극 도울 용의가 있다"며 "한국에 방역 물자를 지원하거나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건 다른 나라에 취하지 않은 조치"라고 했다.
이날 면담은 윤 위원장과 싱 대사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행됐다. 윤 위원장은 싱 대사와 악수를 하며 "마스크를 벗을까요"라고 제안했으나 싱 대사는 "괜찮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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