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콜센터 업계…"직원들 밀접접촉 줄여라"

입력 2020-03-11 17:37   수정 2020-03-12 01:00

전날 서울 구로구에 이어 11일 대구지역 콜센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콜센터 특유의 근무 형태상 확실한 예방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까지 달서구 성당동 삼성전자서비스 콜센터 소속 직원 6명, 중구 남산동 신한카드 콜센터 직원 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콜센터는 좁은 공간에 다수 근무자가 앉아서 하루 종일 말하는 공간의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의 핵심 경로인 ‘밀접 접촉’과 ‘비말 전파’ 두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으로 지목된다. 한국고객센터 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745개, 서울에만 417개 콜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콜센터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택근무를 확대하며 근무자들을 최대한 분산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11일 콜센터 직원 6000명 중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약 25%(1500명)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고 밝혔고 KT와 LG유플러스도 재택근무 인원을 현재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보험회사들은 콜센터별로 분산 근무를 시행하고 사무공간을 분리해 같은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자동응답시스템(ARS) 또는 모바일 앱으로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기업들로부터 위탁받는 중소형 아웃소싱 콜센터 업체도 전원 마스크 착용, 방역 및 손 소독 실시, 주기적 체온 측정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비말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콜센터 업체별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에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응대하고 있다.

기본적인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로서 한계도 존재한다. 한 아웃소싱 콜센터 업체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최대한 늘리고 싶지만 120여 개에 달하는 고객사별로 원하는 서비스 수준이 다 달라 적용하기 어렵다”며 “보안 문제로 재택근무 또는 분산근무도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교대근무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 중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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