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이 50bp 선으로 올라선 것은 201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대유행)으로 치닫는 와중에 산유국 간 치킨 게임이 벌어지면서 에너지 위기가 커진 게 프리미엄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직 프리미엄의 절대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9~10일 이틀 동안 13bp나 치솟는 등 가파른 상승 속도에 경각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세계 각국의 부도위험이 동반상승 중이라는 점도 주목 대상이다. 중국의 CDS 프리미엄은 40~50bp 선에서 최근 80bp 수준으로 치솟았다. 10bp대이던 일본도 30bp대로 높아졌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리지 않는 이런 동반급등세는 국제금융시장에 드리운 불안감의 방증일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경제에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한국으로서는 언제든 ‘셀 코리아’ 움직임이 나올 수 있음에도 대비해야 한다.
경상수지 재정수지 등 경제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표의 추락이 특히 걱정스럽다. 외환보유액이 4092억달러(2월 말)로 든든하다지만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유가와 주가가 추락해 금융시장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미국 및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복원 등 과감한 선제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마침 코로나 대응차원에서 한국 대만 홍콩 호주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미국에서 먼저 대두됐다. 서둘러 한·미 간 협의에 나서고, 소녀상 설치 문제로 3년가량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도 즉시 재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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