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코로나19 '난기류' 만난 대한항공, 신용등급 강등 위기

입력 2020-03-12 16:04   수정 2020-03-12 16:28


≪이 기사는 03월12일(16: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로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충격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12일 대한항공을 신용등급(BBB+) 하향검토 대상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핵심 자회사의 신용위험 확대를 반영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도 신용등급(BBB)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3~4개월 안에 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실적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을 반영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여객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마지막 주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운송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감소했다. 이달 첫째주 감소율은 약 70%에 달했다.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 정부에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영향이 컸다. 현재 세계 110여 개 국가에서 한국인에 대한 격리 조치와 입국 제한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하면서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며 “여객과 화물 운송수요 감소로 기초체력(펀더멘털) 약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대한항공이 항공권 판매대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상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BS 상환재원인 항공운임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조기상환 조건이 발동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ABS 발행잔액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박 연구원은 “지금처럼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이 2~3개월 이상 이어지면 조기상환 조건 발동 등으로 유동성 관리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하락위험이 커지면서 당장 코앞에 둔 ABS 발행에도 암초를 만났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 차입금 상환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5000억~6000억원 규모 ABS를 발행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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