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2일(14: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특수강 제조업체인 세아베스틸이 영업환경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자본 확충에 나선다.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한 영구 교환사채(EB)를 발행해 1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EB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투자자가 발행회사가 정한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세아베스틸은 오는 16일 30년 만기 영구 EB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공시했다. 해당 EB 금리는 연 3.5%로 결정됐다. 세아베스틸이 5년 후부터 EB를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도 붙어있다. 신영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는다.
이번 EB의 교환대상은 비상장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 주식 444만4444주다. 세아베스틸은 현재 세아창원특수강 주식 3145만5621주(지분율 87.22%)를 들고 있다. 투자자들은 내년 3월부터 주당 2만2500원에 E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세아베스틸이 세아창원특수강 지분율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시기에 맞춰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돌려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세아베스틸은 영구 E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2015년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할 때 금융권에서 빌린 차입금(인수금융)을 상환할 계획이다. 인수금융 금리가 연 4%대였음을 고려하면 5년 전보다 자금 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영구 EB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 EB를 통해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얻게 될 전망이다.
IB업계에선 이 회사가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쌓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5년 전 현대제철의 특수강시장 진입과 전방인 자동차업황 악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감소했다. 2015년(2222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 들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로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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