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 기업들, 앞다퉈 재택근무…인프라 부족해 실효성은 '글쎄'

입력 2020-03-13 11:16   수정 2020-04-12 00: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이 속속들이 재택근무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아마존은 80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임직원 전원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트위터는 전 직원의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한국만큼 정보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 않아 전면적 재택근무 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전 세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직원들에게 3월 말까지 모두 재택근무할 것을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 실리콘밸리 등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실시하던 것을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80만여 명의 아마존 임직원들이 이날부터 현장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한발 더 나아가 전 세계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트위터는 지난 11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같이 조치한 사실을 알리면서 "우리는 이번 결정이 전례가 없다는 걸 알지만 현재 상황 또한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트위터의 세계 직원 수는 4900여 명이다.

구글과 애플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 10일 북미 직원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 재택근무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대규모 모임 자제 등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8일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시애틀, 한국,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영국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 정보통신(IT) 대기업의 전면적 재택근무 조치는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 기업 사무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인 워싱턴주에 본사가 있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재 본사 건물을 폐쇄한 상태다.

다만 정보통신 인프라 부족 문제로 재택근무가 전 세계에서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람은 전체 노동자 중 29%에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총 1억4400만 명인 미국 노동자 중 재택근무에 임할 수 있는 노동자는 4200만 명 미만이었다. 아울러 시간제 근무자는 업무 성격상 재택근무를 할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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