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은혜의강 교회서 47명 확진…"소독 안된 분무기로 신도들 입에 소금물 뿌려"

입력 2020-03-16 17:41   수정 2020-03-17 00:30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은혜의 강 교회에서 47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소금물이 코로나19에 내성을 키워준다는 민간요법을 믿고, 예배 전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입에 뿌린 것(사진)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이 같은 행위가 오히려 집단감염의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성남시는 16일 은혜의 강 신도 40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신도 6명과 확진자와 접촉한 지역주민 1명을 포함, 이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47명으로 늘었다. 성남시에 따르면 은혜의 강 교회 신도 100여 명은 지난 1일과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교회의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예배당 입구에서 사람들 입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린 것을 확인했다"며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은 채 다른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계속 뿌리는 모습도 확인돼 확진자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혜의 강 교회 사례처럼 최근 들어 종교시설과 관련해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안교회에 이어 수원 생명샘교회, 부천 생명수교회 등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 일부 교회는 여전히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집단감염 사례는 끊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종교계에선 33%의 교회가 오프라인으로 예배를 하고 있고, 교회 예배에 갔다가 감염된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당분간 종교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두 자릿수대를 유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823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0시보다 74명 증가한 규모다. 완치해 격리에서 해제된 확진자는 전날보다 303명이 추가돼 총 1137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74명 가운데 42명은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그 외 지역 신규 확진자는 서울 6명, 부산 1명, 세종 1명, 경기 20명 등이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총 81명이다.

임락근/박진우 기자/수원=윤상연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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