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군 투입"요구…독일 프랑스도 국경 폐쇄

입력 2020-03-16 14:50   수정 2020-03-16 15: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뉴욕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육군 공병대를 투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럽 대륙의 두 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꿔 국경 통제 대열에 합류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주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주가 됐다"며 "육군 공병대를 동원해 기존 군기지나 대학 기숙사 등을 코로나19 환자 의료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주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524명에서 729명으로 하루 새 200명 이상 늘었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선 이날 코로나19 감염자가 3300명을 넘었다. 13일 2000명을 돌파한 지 이틀 만에 1300명 넘게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향후 8주간 미 전역에서 50명 이상 모임을 갖지 말라”고 권고했다. CDC는 앞으로 8주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결정적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은 유럽처럼 '상점 셧다운(일시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일리노이주는 이달 30일까지 모든 바와 식당 영업을 금지했다. 오하이오주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은 야간시간인 오후 9∼11시 이후 식당과 바를 닫도록 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매장 내 좌석 운영을 최소 2주간 중지하기로 했다. 테이크아웃 주문만 받는다.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는 미국과 캐나다, 서부 유럽, 호주, 뉴질랜드의 매장을 27일까지 닫기로 했다.

유럽에선 '솅겐조약(국경 개방 협정)'에 반하는 국경 통제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독일 국경에서 사람과 물자의 출입에 대한 검색 절차를 시작한다"며 "우리는 사람과 물자의 통행을 허용하는 한편으로 국경 간 이동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정부도 이날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5개국과의 국경을 통제하기로 했다. 국경 차단은 16일 오전 8시부터 적용된다.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자 독일과 프랑스마저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 보장'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독일의 확진자는 5813명으로 집계돼 이탈리아(확진자 2만4747명) 스페인(7843명)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프랑스도 542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26개국은 1995년 발효한 솅겐조약에 기반해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왔다. 유로화와 함께 '하나의 유럽' 구상을 실현하는 핵심 체제로 꼽힌다. 앞서 노르웨이, 폴란드, 체코, 덴마크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국경 통제를 선언했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도 자유 왕래를 중단시켰다.

심은지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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