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6개월간 전면 금지?…"시장 조성자 '예외'도 없애야"[이슈+]

입력 2020-03-16 14:25   수정 2020-03-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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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16일부터 6개월 간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그러나 시장 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예외 조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시장 조성자에게만 적용된 업틱룰(Up-Tick Rule·호가제한 규정) 예외 조항이 그대로 유지되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코넥스시장 상장종목에 대해 6개월 간 공매도가 금지된다. 유동성 공급자 및 시장 조성자는 예외다.

시장 조성자는 주식 시장의 유동성(자금 흐름)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도 및 매수 양방향의 호가를 제시하도록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맺은 투자자 또는 기관을 말한다. 국내 증권사들이 시장 조성자로 활동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자는 한국거래소가 아닌 상장법인과 직접 계약을 맺는 투자자 또는 기관이다. 이들은 호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갔을 때만 호가를 제시해야하는 의무가 있어 수동적 시장 조성자라고 불린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조성자는 예외적으로 공매도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며 "2008년과 2011년 공매도 금지 때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동성 공급자와 시장 조성자는 정책 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매도 등을 통한 헤지(위험회피) 거래가 필수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이들에게 공매도 거래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헤지 거래, 시장조성 호가 등을 투기성 공매도로 볼 수 없고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해서는 공매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조성자가 이 같은 지위를 악용해 사실상 공매도 금지를 무력화 시킨다는 주장은 여전하다. 일부 공매도 세력이 업틱룰 예외 조항을 활용해 공매도를 악용할 경우 주가 급락에 따른 개인 투자자 피해는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틱룰은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직전 체결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매도 주문를 해야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수 차익 매도나 유동성 공급호가 제출 등 12가지 상황에 대해 업틱룰 적용을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현·선물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 유동성 공급자의 손실회피용 헤지 거래, 파생상품 거래 활성화 등 시장 조성자의 손실 회피에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민단체와 개인 투자자들이 업틱룰 예외 조항 폐지를 넘어 시장 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시장 조성자는 공매도 금지 종목을 넘어 업틱룰 규제에도 예외 적용을 받고 있다"며 "공매도는 시세 조종의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높은 만큼 시장 조성자에 대해서도 역시 예외 없이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투자자 권인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도 시장 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를 촉구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이날 "시장 조성자들이 예외 조항을 활용해 시장을 교란하고 시세 조종을 벌이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위한 제도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하지만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기관들에 대한 특혜 성격이 더 강하다. 예외 없이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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