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면서 터미널 이용객이 대폭 감소하고, 면세점·식당·일반쇼핑점 매출이 급락해 '코로나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인천공항 터미널을 이용하는 여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에 불과하고, 운항 비행기 편수는 평소의 25%선에 머물고 있다. 중견 면세사업자인 씨티면세점과 에스엠면세점이 이달 1일부터 오후 9시30분에 시작해 이튿날 오전 6시30분까지 운영하는 심야영업을 중단했다. 식음료 매장도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급락, 영업 임시중단과 단축영업이 이어지고 있다. 공항 관계자는 “2001년 공항 개항 후 20년 만에 겪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16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식음료 매장 142개 매장 가운데 26개 매장이 운영을 임시로 중단했다. 정상영업장도 단축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많다는 게 현지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일부 환전소, 통신사 매장, 서점 등 일반 편의시설도 시간대별 탄력 운영에 들어갔다. 15일 저녁 9시께 제1터미널 도착층에 있는 카페 관계자는 “손님이 없어 오후 10시까지 하던 영업을 두 시간 앞당겨 8시에 마감했다”고 말했다.
SPC, CJ푸드빌, 아워홈 등 7개 식음료업체 등 공항 입주기업들은 지난주 인천국제공항공사 측과 가진 간담회에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영업중단과 단축영업으로 해결될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공항 임대료 인하 요구는 정부방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천공항 이용여객은 8일 3만2184명에서 일본 입국 제한 첫날 9일에 1만9708명(출·도착 포함)으로 떨어져 공항 역사상 처음으로 1만 명대를 기록했다.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이 1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처음이다. 인천공항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하던 2003년 5월 20일 이용객 2만6773명을 기록한 것이 역대 최저치였다.
14일 1만7093명, 15일 1만9316명으로 주말에 여객수가 약간 회복했지만 2만 명을 넘지못했다. 국내 입국이 까다로워지는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전 세계에 적용하면 1만명 이하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이용객 수는 평균 20여만 명이 넘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100여편이었던 항공기 운항편수는 15일 278편으로 74% 줄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