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까지 최근 자주 나오는 포석 중 하나다. 13으로 14에 받으면 백은 21에 붙이고 이단 젖힌다. 이게 싱겁다고 본 흑은 실전을 택했다. 흑23·25로 느리지만 힘을 비축하는 진행인데, 25로는 참고도1도 가능하다. 실전과는 전혀 다른 바둑이 된다. 백28은 발 빠른 수지만, 38에 받아두는 것도 두터웠다.
흑41과 백42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기세 싸움이다. 흑45는 46에 늘면 무난히 실리를 챙기는 그림이지만, 47의 단수에 더 매력을 느꼈다. 좌상귀는 흑이 잡힌 상태에서 백이 86을 선수하며 밖으로 탈출해서는 승기를 잡았다.
그런데 흑103의 승부수에 삶을 서두른 백104가 상대에게 기회를 줬다. 이 수는 참고도2의 1을 살려 나와야 했다. 13까지 어려운 진행이 예상되지만 백이 부가 있는 싸움이었다. 백이 한 템포 늦춘 틈을 타 흑119 이하 맹공이다.
백132·134가 패착으로 132는 133에, 134는 146에 둘 자리였다. 그랬다면 승부는 이제부터였다. 141까지 하변이 몽땅 들어가서는 흑 열다섯 집 이상의 승리가 확정적이다.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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