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창궐에도…오리온 中매출 53% 수직상승, 왜

입력 2020-03-17 10:50   수정 2020-03-17 10:52


오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중국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온라인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중국 법인의 흑자전환도 이끌어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의 지난달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9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5% 늘었고,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440% 폭증했다.

국내 법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증가한 가운데 중국법인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같은 달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507억원으로 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오리온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법인 비중은 지난해 기준 48%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처럼 중국에서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온라인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달 현지 온라인 몰에서 따로 프로모션을 진행하진 않았지만, 티몰과 알리바바 등 온라인에서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온라인 매출은 작년 2월보다 약 4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순 이후 경쟁사 대비 생산 차질이 빠르게 회복됐고, 대리상 및 영업소도 거의 이전 수준까지 정상화됐다"며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놀라운 수준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온라인 매출은 작년보다 40%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오리온의 중국 내 전통채널 비중이 낮은 덕에 매출 회복이 빠르다는 판단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펩시 왕왕 달리 등 경쟁사 대비 매출 회복이 빠른 상황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우한에 공장이 없고 회복이 더딘 전통채널(TT)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며 "경쟁사보다 생산량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매대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오리온의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춘절 기간을 연장하면서 지난달 10일까지 생산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양 랑팡(2곳) 등 6개 공장을 두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내 실적 회복으로 증권가에선 오리온의 1분기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준 연구원은 "중국에서 2월달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300억원 정도의 매출액이 3월로 이연된 상황인 만큼, 3월 매출액도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오리온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을 5270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전망했다. 조미진 연구원은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 5.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필수소비재로서 식품 소비는 생각보다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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