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를 이용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대량 구매한 뒤 비싼 값에 되팔아 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6일 이모(32)씨 등 18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매크로를 개발한 뒤 해외사이트 비밀대화방에서 구매자들과 접촉해 판매한 혐의(업무방해·방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사들인 마스크는 모두 10여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크로는 작업을 빠른 속도로 자동 반복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마스크 판매 글이 올라오면 여러 IP주소로 동시에 구매 과정을 처리할 수 있어 마스크 사재기에 동원되고 있다.
이들 중 이씨는 매크로를 약 20만원에 팔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건된 한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에게서 매크로를 20만원 정도에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의 노트북 등 장비를 압수했으나 이씨는 장비들을 이미 초기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 A사이트에서 매크로를 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IP주소 108개를 넘겨받아 지난 3일 수사에 착수했다.
송파경찰서는 이들 가운데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인 연구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따. 이 연구원은 지인이 매크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대학에 있는 고성능 컴퓨터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18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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