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호가 따라잡는 공시가…'매매가 역전' 일어나나

입력 2020-03-20 13:11   수정 2020-03-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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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이 매도호가 육박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공시가격은 급격히 오른 반면 호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공시가격이 매매가격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호가 28억인데 공시가는 25억

19일부터 열람이 시작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비싼 아파트일수록 시세 반영 비율을 높이고 상승률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게 핵심이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시세 30억원 이상 아파트의 현실화율(시세 반영 비율)은 79.5%로, 전체 평균인 69.0%를 크게 웃돈다. 전년 대비 공시가격 상승률도 평균의 5배에 가까운 27.39%다. 중형 면적대 매매가격이 20억~30억원대인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를 겨냥해 세금 부담을 올린 셈이다.


공시가격은 올랐지만 호가와 매매는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2·16 대책’과 ‘2·20 대책’으로 대출 문턱이 연이어 높아진 데다 자금출처조사가 강화되면서 매수인들이 부담을 느낀 탓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코로나19까지 겹쳐 급매물 문의도 며칠째 뚝 끊겼다”며 “전체적인 가격대가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호가에 다가서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매도호가는 최저 28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최고 34억원에 실거래된 면적대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작년 19억원에서 올해 25억원으로 35%가량 급등했다. 정부가 타깃으로 삼은 강남 고가 아파트인 탓이다. 거래 위축과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경우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을 앞서는 기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인근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112㎡의 지난달 말 실거래가격은 고점 대비 5억원가량 떨어진 25억500만원이다. 공시가격은 지난해 16억7200만원에서 올해 21억3700만원으로 5억원 정도 올랐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많지 않아 급매 한두 건이 성사돼도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호가가 공시가격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잠실에 모여 있는 아파트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0억 고지를 밟았던 ‘잠실엘스’ 전용 84㎡는 이달 초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이 면적대 공시가격은 14억까지 올랐다. 인근 파크리오 같은 면적대는 공시가격이 13억원인데 매도호가는 최저 16억까지 나온다.


◆“집값 떨어져도 세금 오르는데…”

공시가격은 부동산 관련 각종 세제를 따지는 기준이다. 그러나 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상황을 반영하기까진 시간차가 크다. 예컨대 연초부터 집값이 1년 내내 떨어지더라도 세금은 공시가격을 토대로 낸다. 증여가 이뤄질 경우 증여세는 시가로 정리하지만 취득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내야한다.

보유세엔 직격탄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이 높아진다. 특히 종부세는 집값이 횡보하거나 떨어지더라도 오르도록 설계돼 있다. 올해 세율이 한 차례 더 오를 예정이다. 2022년까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00%로 상향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대입해 과세표준을 구하는 기준이다. 올해 90%인 이 비율은 2년 뒤 100%가 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합산 공시가격 6억원을 초과하는 만큼이 곧 종부세 과표가 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조정 국면을 보이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마저 더해지면 집값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앞으로 매도물량이 늘어나는 속도나 정도에 따라선 집값 하락폭이 가파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 보유자들은 부동산 활황기보다 위축기에 세금 부담을 더욱 민감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처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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