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직원들이 한화 이글스 야구 경기를 응원하러 갑니다.”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한 지 6년 뒤인 2008년, 염제상 당시 한화생명 노조위원장이 한 말이다. 대한생명이 한화그룹의 문화에 녹아들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경영지원실장이었던 금춘수 (주)한화 부회장이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부실했던 경영상태를 단기간에 건전화시킨 점이 대한생명이 빠르게 회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 부회장은 이후에도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삼성·한화 간 빅딜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한화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주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상공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국가 포상 중 가장 훈격이 높은 상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한생명 인수 성과가 국가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성공적 M&A가 국가 경제에도 기여”
금 부회장과 이동채 에코프로 대표, 이상원 상아프론테크 대표 등 3명은 1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7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상공인과 근로자 236명에게 훈장과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을 수여했다.
올해 행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내외 상공인 등 20여 명만 참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성장에 기여해 나라 경제에 이바지했다”며 “수출을 늘리고 대형 M&A를 성사시켜 한화의 기업 가치를 키운 점도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평사원 때부터 ‘해외 영업통’
금 부회장은 항공부품, 방산, 화학 등 한화 주요 사업의 해외 시장 확대에 공헌했다는 평을 듣는다. 평사원 시절부터 쌓은 국제 감각이 밑거름이 됐다는 후문이다. 25세였던 1978년 골든벨 상사(현 (주)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한 금 부회장은 198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재원으로 발령이 났다. 이후 (주)한화 수입개발 사업팀 팀장, 미주·유럽 법인 대표 등을 거치며 그룹 내 대표적인 해외 영업통이 됐다.
그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도 수상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과 방위산업·석유화학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2018년부터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22년까지 이들 분야에 22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신규 고용 인력만 3만5000명가량에 달할 것으로 한화 측은 전망하고 있다.
금 부회장은 2018년 (주)한화 지원부문 대표로 부임한 뒤 ‘함께 멀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펼쳤다. 2017년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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