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점점 말렛 퍼터로 옮겨가고 있는 이유는 방향성에 있다. 일반적으로 말렛형 퍼터는
블레이드형 퍼터에 비해 거리감은 떨어지지만 방향성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매일 수천 번 퍼팅 연습을 하는 프로골퍼들은 거리감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편이다. 말렛 퍼터는 공이 스위트스폿을 벗어나 빗맞더라도 퍼터 헤드가 덜 뒤틀려 방향성이 좋은 편이다.
용품사들의 신제품 출시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퍼터 명가’ 스카티카메론의 경우 올해 출시한 ‘스튜디오 셀렉트 라인’ 8종 중 5종을 말렛형으로 만들었다. 핑의 경우 지난해 13개의 말렛형 퍼터를 출시했다. 블레이드형은 8개였다. 이 때문에 전체 퍼터 매출의 73%가 말렛 퍼터에서 나왔다. 캘러웨이골프도 올해 퍼터 신제품 중 70%가 말렛형 퍼터다.
클럽 헤드 뒷부분이 튀어나온 말렛 퍼터의 장점은 뚜렷하다. ‘일(-)자’ 모양의 블레이드형 퍼터보다 관용성에서 뛰어나다. 큰 헤드에 무게가 고르게 분포돼 있어서다. 이 덕분에 임팩트가 페이스 중심을 다소 벗어나도 방향성에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헤드에 그려진 큰 ‘가이드 라인’도 쉽게 어드레스를 하도록 도와준다. 페이스 면이 블레이드에 비해 관성모멘트(MOI)가 크고, 뒤쪽으로 넓적한 형태라 타깃을 향해 얼라인먼트를 하기가 쉽다는 점도 말렛 퍼터만의 강점이다. 몸과 클럽 페이스가 직각이 되도록 정렬하는 것도 말렛 퍼터가 훨씬 용이하다.
이처럼 장점으로 가득한 말렛 퍼터지만, 블레이드 퍼터와는 사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본래 작은 아크를 그리면서 스트로크하도록 제작된 블레이드 퍼터와 달리 말렛 퍼터는 스트로크 궤도가 일직선이 될수록 유리하다. 블레이드 퍼터는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 헤드 앞쪽인 토(toe) 부분이 많이 열렸다 닫히며 회전한다. 샤프트와 헤드를 잇는 넥(neck·목) 부분이 헤드 뒤쪽인 힐(heel)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투인’ 궤도가 더 어울린다. 하지만 말렛 퍼터의 경우 넥이 헤드 가운데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가능한 한 퍼터 헤드를 타깃라인과 일자(-)로 맞춰 스트로크해야 하는 이유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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