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이 1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한 지 한 달만에 코스피는 30% 넘게 폭락하며 11년 만에 장중 1500선이 무너졌다. 지수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 규모도 장중 1000조원대가 붕괴됐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 1600선이 붕괴된 뒤 이날 1500선마저 무너져내렸다. 코스피는 장중 1439.43까지 저점을 낮추며 8% 넘게 폭락, 코스닥지수와 함께 동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두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13일에 이어 역대 두번째다.
코스피지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기 전인 지난 달 18일만해도 2200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하고 연일 수십~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하락세를 거듭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총 8565명이다. 전날 확진자수는 152명으로 닷새만에 세 자릿수로 늘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지수는 한 달만에 35% 폭락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간 3일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20거래일 동안 '셀 코리아'(Sell Korea)를 외치고 있다.
지수 폭락과 함께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도 급감했다. 지난달 18일 1487조원이었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이날 1000조원대가 무너졌다. 한 달만에 500조원대 자금이 허공으로 증발한 것이다. 앞서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10월7일이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각종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금융시장 패닉이 진정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못하면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심각한 경기침체 현상, 즉 디플레이션(경기 침체를 동반한 물가 하락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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