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50조원 규모의 금융대책이 나왔다. 이 대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뒤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
먼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분야와 관련해선 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신규 지원 규모를 12조원으로 확대했다. 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은 연 1.5% 안팎의 초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이다. 도소매, 음식, 숙박 등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주 지원 대상이다. 신용도에 따라 저신용자는 소상공인진흥기금(2조7000억원), 중신용자는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5조8000억원), 고신용자는 시중은행의 이차보전 대출(3조5000억원)을 이용하면 된다.
정부는 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프로그램을 전체 시중은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이나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 긴급경영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대출 실행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받는 대출에 대해선 5조5000억원 상당의 특례보증도 공급한다. 특례보증은 일반보증보다 보증료율을 낮추고 보증비율은 높은 상품이다. 연매출 1억원 이하로, 코로나19로 직간접 피해를 입는 업종의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 3조원 상당의 신속·전액보증 지원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한다.
취약계층의 금융부담 완화 분야에서 전 금융권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의 만기를 최소 6개월 이상 연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6개월간 이자 납입도 유예해준다. 또한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회복 지원 대상에 코로나19 피해자를 추가하고, 캠코는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소상공인의 연체채권 2조원 어치를 매입해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금융시장 안정 분야에는 10조원 이상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재가동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의 공동 출자를 기반으로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유동성을 신속 공급하는 차원이다.
회사채 시장 안정 차원에서는 유동화회사보증(P-CBO)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힘든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P-CBO 발행규모를 6조7000억원으로 늘렸다.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해 증시 안전판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추후 2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 등 금융시장 안정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3차 회의에선 신용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 대처에 부족함이 없도록 총 50조원+α 규모로 9개의 세부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규모를 추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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