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검역소장 "코로나19 유증상자 엄청나게 입국하고 있다"

입력 2020-03-19 17:39   수정 2020-03-19 17:41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검역 상황을 점검하고 방역당국에 빈틈없는 검역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상희 인천공항 검역소장은 정 총리에게 입국자와 유증상자 증가로 검사 대상이 급증한 반면 검역소 내 격리시설과 인력 등은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김 소장은 "유럽·미국에서 확진자가 워낙 많이 나와 '엑소더스' 상황으로, 엄청나게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며 "엊그제만해도 유럽발 (한 비행편) 입국자 300명 중 99명이 유증상자라고 신고했고, 오늘부터 미국 등 모든 나라 입국자 포함시 유증상자가 어느정도 일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특별입국절차 전세계 확대 조치 이전인 지난 17일 하루에만 특별입국절차를 통한 입국자 1989명 중 19.3%인 367명이 유증상자였다. 이때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중국, 일본, 이란 등 9개국에 대해서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던 시기다.

김 소장은 유증상자가 이처럼 많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증상이 있다고 신고하는 신고 민감도가 굉장히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검역소 내 음압격리실이 50실인데, 확진자가 사용한 방의 경우 다음날 쓰지 못해 실제 가용한 음압격리실은 35∼40실이어서 경증환자는 감당이 안된다"고 했다.

이어 "유증상자가 워낙 많아 시설을 많이 확보해도 다 수용하기 힘들다"며 "심한 경우 공항에서 시설 입소까지 12시간 기다리기도 해 불만이 상당했다. 자차로 귀가가 가능하면 부득이하게 검체 채취 후 자가격리하라고 교육 후 집에 보낸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정 총리는 "우리의 능력을 뛰어넘어 유증상자나 관리가 필요한 특별한 입국자들이 많아질 경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전세계 승객 모두에 이런 절차를 취해야하는데다 처음에는 유증상자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급증한 상태다. 거기에 맞는 시스템과 인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특별입국절차 적용 대상을 모든 입국자로 확대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정부가 입국제한 대신 특별입국절차를 도입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에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은 중국발 입국제한을 안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며 "(특별입국절차는)실효성이 전혀 없다. 무증상 감염자의 입국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지금이라도 유럽 등에서 오는 사람은 2주 가량 자가격리 시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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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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